[현장르포] 분당선 전차선 집중개량공사, 운행시간 단축했지만...현장은 작업시간 확보 위한 ‘전쟁’

코레일과 협조체제 구축 중요, 월 1회 이상 회의 거쳐 스케줄 결정...주말작업해도 빠듯
협소한 지하터널, 안전 위해 작업현장 겹치지 않도록 조정...모터카 투입 쉽지 않아

가 -가 +

장병극 기자
기사입력 2020-10-27 [13:40]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1시간 단축 운행을 하면 단순히 작업시간도 1시간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단계가 매우 복잡하다. 신선 건설이 아닌 기존선을 개량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코레일)의 일상적인 유지·보수 및 각종 발주사업과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에서 추진하는 이번 ‘분당선 집중개량 사업’ 간 작업계획이 잘 조율되어야만 한다. 한마디로 (시간 확보를 위한) 전쟁이다.”

 

1994년 개통된 분당선을 시작으로 수도권 광역철도 노후설비 개량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2017년 ‘제3차 일반철도시설 개량 중기투자계획(2018~2022)’이 수립됨에 따라 철도공단은 2018년부터 전철전력·신호분야 집중개량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공구 및 분야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발주를 했다. 

 

동시에 올해 3월부터는 국토부까지 나서 집중개량에 따른 분당선 1시간(야간) 단축 운행의 필요성을 널리 홍보했다. 새벽 1시까지 운행할 경우 공사 기간만 거의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단축 운행이 불가피했다. 국토부와 공단은 이번 개량 사업을 2022년 12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0월 현재 분당선 개량사업은 현장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장조사 및 공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 전철 운행이 끝난 이후 분당선 야탑역 승강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에 투입되는 장비를 미리 준비하고 있는 모습. 코레일 로컬 관제에서 승인이 나기 전까지 선로에 내려갈 수 없다.     ©철도경제

 

◆ 전차선 교체 위한 첫 작업 순항...분당차량기지 급전 문제도 해결 나서

 

지난 14일 오후 2시. 기자는 보정역 인근 분당차량기지 안에 자리 잡은 현장사무소부터 방문했다. 이번 분당선 집중개량사업에서 전차선분야 공사를 총괄하고 있는 철도공단 수도권본부 이선재 부장과 1공구 선릉-모란변전소 간 시공을 맡고 있는 우민전기 박성민 현장소장, 2공구 모란변전소-분당차량기지 간 시공을 맡은 삼진일렉스 박상조 현장소장이 맞이했다. 기자는 현장사무소를 찾은 첫 손님이었다.

 

이선재 부장은 “이번 사업은 크게 신호·전차선·전력·배전설비 등 분야로 나눠지며 2개~4개 공구로 분할 발주했는데 전차선의 경우 2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한다”며 “신호나 배전설비의 경우 역을 기점으로 공구를 나누지만 전차선은 공사 특성 상 변전소를 기점으로 분할 발주한다”고 설명했다.

 

▲ 작업장 안전 확보를 위해 전방에 안전표지판을 세우고, 궤도회로에 장치를 설치헤 관제에 작업 구간임을 알릴 수 있도록 한다.  © 철도경제

 

1시간 단축 운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 시간 확보에 있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었다. 분당차량기지도 그 중 하나였다. 이 부장은 “2공구에 속한 분당차량기지는 열차 운행을 위해 다른 구간보다 1시간 먼저 전기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 때문에 2공구 전체 공사 시간도 짧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에 공단 담당책임자가 먼저 나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분당차량기지에 한전 공급 전기를 바로 끌어와 차량기지에 독자적으로 전기를 공급해 작업이 진행되는 구간에는 단전 시간을 추가로 확보토록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작업 내용에 대해 묻자 삼진일렉스 박상조 소장은 “전차선 교체를 위한 첫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며 “강체 R-Bar 브라켓을 새로 설치할 수 있도록 터널 천장에 천공을 뚫고 있고, 해당 작업을 위한 현장 조사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공구 전체 구간이 약 11km 정도인데 20m 간격으로 기존 브라켓 옆에 4개씩 천공을 뚫고 있으며, 하루 400m 정도 작업이 진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야탑역 구내에서 작업에 사용할 틀비계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     ©철도경제

 

◆ 안전위해 작업 현장 겹치지 않도록...작업용 모터카 자유자재 투입 어려워

 

16일 새벽 1시 20분. 실제로 전차선 개량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2공구 야탑역을 찾아갔다. 작업자들은 이미 자정부터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가지고 승강장에서 대기 중이었다. 전차선 작업 인력뿐만 아니라 전력설비 작업 인부도 함께 있었다.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개방해두었지만 인력들은 함부로 선로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선재 부장은 “코레일의 로컬관제에서 최종적으로 승인이 나야만 선로에 출입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선로 투입 시 작업을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력설비 공사팀과 전차선 공사팀 중 어느 팀이 먼저 들어갈 것인지를 두고 잠시 실랑이도 벌어졌다. 미 운행 시간에 정해진 작업량을 소화해야하는 개량작업 현장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새벽 1시 30분이 되자 코레일 로컬관제에서 선로에 작업자가 투입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졌다. 전차선팀이 먼저 선로에 내려갔다. 작업 장비 중 상당수는 ‘틀비계’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들이었다.

 

▲ 작업자 1명이 터널 상부에 천공을 뚫으면 바로 옆 작업자가 흡입장비로 잔여물을 회수해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   © 철도경제

 

박상조 현장소장은 “틀비계의 높이는 5m 정도이고, 한 팀당 5명 내외로 구성된다”며 “1명은 터널에 천공을 뚫는 숙련자, 그 옆에 흡입 장비를 통해 잔해물을 바로 수거하는 보조자, 자재를 전달하는 작업자들이 틀비계 상부에 올라가 있고, 선로에서 틀비계를 미는 작업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야탑역 구내 선로에서 틀비계를 조립하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이선재 부장은 “만약 모터카를 사용하게 되면 틀비계를 조립할 필요없이 필요한 자재·장비를 싣고 바로 작업 장소로 이동하면 되겠지만, 개량사업을 시행한다고 해서 공사 기간 동안 모터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 구간에 비해 지하 터널 구간은 작업 공간이 협소해 상·하선에서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지 않을뿐더러, 모터카를 투입할 경우 구간 내에서 다른 작업을 병행하지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벽 2시 경 거의 30분이 지나자 틀비계가 완성되고 야탑역에서 약 400m 떨어진 작업 현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작업자들이 틀비계에 올라가 터널 상부에 브라켓 설치를 위한 천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철도경제

 

◆ 작업시간 1시간 30분,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장...작업자에게 말걸기도 쉽지 않아

 

1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작업이 계속됐다. 분주한 작업자에게 말을 걸어볼 여유도 주어지지 않았다. 작업자가 기존 브라켓 옆에 4개의 천공을 뚫으면 바로 옆에 있는 작업자는 흡입장비를 이용해 잔여물을 회수했다. 신속하게 자재가 전달되고, 천공에 나사를 박았다. 선로에 있는 작업자가 선로변 잔여물을 청소한 후 바로 다음 작업장소로 이동했다. 불과 10여분 만에 한 세트의 작업이 완료됐다.

 

박상조 소장은 “터널 내 기존선 개량작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열차 감시와 단전여부인데, 작업 장소 앞·뒤 500m 지점에 열차감시원을 두고, 궤도회로를 통해 관제에 작업 중임을 알리 수 있도록 간단한 장치를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운행관리자가 로컬관제와 교신하며 선로에 작업자 투입 등 사항을 전달받고, 전기관리자는 단전이 이루어질 때 매뉴얼에 따라 복명복창하며 작업 가능 여부를 현장에 알리게 된다”고 말했다. 

 

▲ 천공작업이 마무리된 모습  © 철도경제

 

야탑역에서 이매역 방향으로 한 팀이, 이매역에서 야탑역 방향으로 한 팀이 작업해 중간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이 날 작업에는 감리자·감시원 등을 포함해 약 15명이 투입됐다. 박상조 소장은 “모터가를 운영하면 작업자가 20여 명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새벽 3시 30분 경, 2공구 전차선 작업자들이 다시 야탑역 구내로 모였다. 틀비계를 해체해 승강장으로 올리면서 작업은 마무리됐다. 숨가쁘게 돌아 간 작업 현장은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이었다. 

 

(이선재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 시스템개량부장 인터뷰 : 관련기사 확인)

장병극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철도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