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 KTCS-3 “궤도회로 없이 자동운전”

고정에서 이동으로, 폐색 개념 바꿔...고속열차 간격 기존보다 2.9km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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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극 기자
기사입력 2020-10-26 [18:07]

▲ 국가철도공단은 국가 R&D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동운전을 지원하는 ETCS L3급 고속철도용 열차제어시스템 핵심기술 및 궤도회로 기능 대체기술 개발' 연구성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열차를 감지하는 궤도회로 등 지상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무선통신망으로 열차를 제어하는 '차세대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이하 KTCS-3)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럽형 열차제어시스템보다 한 발 앞선 기술로 향후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국가 R&D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동운전을 지원하는 ETCS(European Train Control System) L3급 고속철도용 열차제어시스템 핵심기술 및 궤도회로 기능 대체기술 개발' 연구성과 보고회를 개최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보고회에서는 새롭게 개발하는 차상신호제어장치 등 핵심기술 개발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KTCS-3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 및 실용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연구사업은 국가철도공단이 주관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한국철도(코레일) 등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현대로템이 차상장치를, 대아티아이가 지상의 무선제어센터(RBC, Radio Blok Center)를, 유경제어가 통합시험 등을 맡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시작된 사업은 총 154억 원(정부 약 114억, 민간 약 40억)의 비용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연구과제이다. 오는 12월 경에는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KTCS-3 개발은 ▲ETCS 기반의 이동폐색(Moving Block Section) 열차제어 기술 ▲열차자동운전 기술 ▲상호운영성 확보 ▲궤도회로 미사용에 따른 대체기술 등을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해왔던 지상신호장치인 궤도회로 없이 열차제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선행열차가 궤도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차상장치를 통해 LTE-R망을 이용, RBC에 위치정보 등 열차제어정보를 송신하면 후행열차는 이 정보를 수신받아 자동으로 열차 간격·속도 등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열차신호시스템에서 '폐색'(Block Section)의 개념이 고정에서 이동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국가철도망의 주요 노선에는 ETCS-1 기술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이를 KTCS-1이라고 하며 열차자동방호장치(ATP, Automatic Train Protection)와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KTCS-1은 선로변 제어유니트에서 가변발리스를 통해 차량에 제어정보를 전송하는 유선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가변 발리스를 통과할 때만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현재 전라선에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KTCS-2는 유선에서 무선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RBC에서 LTE-R망을 통해 차량에 제어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하지만  KTCS-1·2는 모두 기본적으로 궤도회로를 사용한 고정폐색방식을 사용한다.

 

국내 고속선에 적용된 고정폐색의 경우 1개 폐색 당 1500m를 점유하며, 열차 제동거리와 안전거리 등을 감안해 7개 폐색(약 10.5km)의 간격을 유지한다. 하지만 궤도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차상장치 중심의 이동폐색 열차제어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0.5초마다 실시간으로 열차 위치 정보를 전송하기 때문에 열차 간격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하는 국가철도공단 성동일 차장은 “이동 폐색을 적용하게 되면 궤도회로 등 지상설비를 최소화해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속열차의 제동거리와 안전거리를 고려하더라도 7.8km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 기본보다 2.9km 운전 시격을 단축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열차를 투입하면서도 안전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KTCS-3는 기관사 조작없이 자동으로 열차를 가·감속하고 정해진 위치에 정지시킬 수도 있다. 현재 도시철도에 적용되던 ATO시스템에 이동폐색 방식이 더해져 고속선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KTCS-3는 상호운영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CS-2 등 하위 레벨의 지상 구간에서도 KTCS-3 차상장치를 탑재한 차량은 별도의 호환장치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궤도회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대체기술도 확보했다. 만약 화차가 분리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기관차와 화차 간 주기적으로 통신해 분리 여부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레일 절손(絶損) 등이 일어나더라도 광케이블을 활용해 주행열차의 진동(주파수)로 이를 검지할 수 있도록 한다. 

 

무선통신으로 열차제어 정보를 송·수신하기 때문에 핸드 오버(hand-over, 지속적으로 통화가 유지되는 기능), 주파수 간섭제거 등 LTE-R망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고민했다.

 

공단 기술연구처 오우식 부장은 “이번 사업은 선도과제(First Mover)로 지정돼있고, 현장 시험 등의 후속과제를 추진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ETCS-3급은 해외에서도 이제 기술 개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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