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은기 서울교통공사 기획처장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손실액 국가가 보조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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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기자
기사입력 2020-10-26 [10:33]

▲ 이은기 서울교통공사 기획처장이 지난 23일 성동구 천호대로 본사 사무실에서 철도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 철도경제

 

[철도경제=김승섭 기자] 하루 평균 800만 시민의 운송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적자 난에 허덕이다 못해 곧 쓰러질 위기에 처해있다.


법정무임승차제도 운영과 직결되는 수입의 감소로 인해 구조적 재정적자가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무임승차로 인한 재정적자는 비단 서울교통공사만의 얘기는 아니다. 부산과 인천, 대구, 대전, 광주 등의 도시철도 운영사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수도서울이기 때문이다.


법정무임승차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난 1984년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초로 제공됐으며 이후 국가유공자(1985년), 장애인(1991년) 등으로 확대 적용됐다.


이에 6개 도시철도 운영사는 올해만 약 6000억원의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


‘철도경제’는 지난 23일 성동구 천호대로에 있는 서울교통공사를 찾아 이은기 기획처장과 만나 현 상황을 타개할 대책은 있는지, 무임승차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공사가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봤다.


이 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재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점에는 무임수송도 감내할 수 있었다. 1980년도에 어버이날을 기점(국무회의 의결 70세 이상 노인 50% 감면)으로 시작됐을 당시에 노인 비율은 5.9%밖에 안됐었다”며 “그때 당시 운임수준을 봐도 부담을 느낄 수준이 아니었는데 현재는 절대적인 주 수입원인 운임이 세계적으로 비교 해봐도 낮다보니 거기서 (수입이)충당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시작 당시 노인인구 비중과 비교해봤을 때 현재는 당시보다 3배가량 늘어난 15.7%를 넘어섰다”며 “그리고 노령화가 가속되면서 노인 비중은 향후 5년 후에는 20.3%, 2030년에는 25%가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보면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들을 무임으로 태워드리며 받을 수 없는 요금이 한해 6000억 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는 굉장히 큰돈이다”며 “이제는 당시에 법으로 요금을 받지 못하게 했던 정부에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제도를 만든 측에서 책임감을 갖고 운영기관에다가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법을 개정·보완하는 방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지다보니 관심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그동안 누적된 적자 요인을 2가지로 꼽았다,


첫째 운임이 낮은 것과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것. 또한 40년 이상 운영되다보니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 처장은 “그 노후화 시설을 교체하는 돈이 막대하게 들어가면서 운영비용은 늘어나는데 수입은 정체돼있는 실정이다”고 털어놨다.


실제 ‘최근 3년간 정부예산 편성 현황(2021년 예산안 심의 중)’을 살펴보면 도시철도 노후차량을 개선지원하는 데 2020년에는 51억원을, 2021년에는 120억 원을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된 상태다.


노후시설(신호·통신·전기)을 개선하는데도 2018년에는 383억 원을 요청해 전액 반영됐으나 2019년에는 347억 원 중 39억 원이 삭감됐고, 2020년에는 663억 원 중 100억 원이, 2021년에는 483억원 중 357억 원이 삭감됐다.


참고로 현재 운행 중인 서울도시철도 전동차 중 69.4%가 20년 이상 장기사용한 전동차로 교체가 지연될 경우 지하철 안전사고 발생과 잦은 운행지연 우려가 있다. 향후 4~6년 후면 기대수명이 도래한다.


■ 이대로 방치하면 ‘서울교통공사’ 해산(解散)할 수도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가 매년 6000억 원(전국 6개 도시철도 총액)씩 계속될 경우 가장 타격이 심한 서울교통공사는 해산할 수도 있다.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노인층은 더욱 많아질 것이고, 적자가 쌓이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기관인 교통공사가 지하철 운영에서 손을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달리말해 서울시민의 발이 다른 운영기관을 찾을 때까지 지하철이 멈춰 설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처장은 “기업은 수입을 많이 올려 이익을 창출해야하는 법인데, 서울교통공사는 공기업이다 보니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재무적으로는 수지의 균형은 맞춰야하는데 그 균형이 기울어지면서 견디기 힘든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무임승차를 포함해(일반승객까지) 올해만 수천억원의 운수수익 손실이 있고, (매년)그 수준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특히나 코로나가 겹치면서 승객이 25% 줄어드는 상황이다. 거기서 오는 충격이 요금 수입 감소로 나타난다. 그 규모가 4000억 원을 넘어서 (연말까지가면) 적자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인구구조변화 대응방향’을 발표했는데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노인연령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한다면 형편이 나아지겠느냐는 질문에 이 처장은 “일정부분 수입에 도움은 되겠지만 그건 정부에서(나온) 여러 가지 주장중의 하나이며, 철도 교통기관의 문제 때문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65세에서 70세 사이가 노인 무임수송 인원 중의 61%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만큼 65세에서 70세 사이가 지하철을 무임으로 많이 이용 중이다. 70세 이상으로 조정되면 비중이 현격하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기본요금을 현재 1250원에서 300원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교통위원회) 일각에서는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운임 인상에 대한 압박은 큰데 ‘하필(코로나가 터진)왜 이때인가’를 고민이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적정한 요금은 얼마정도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처장은 “수송원가 대비, 평균적으로 받는 운임이 굉장히 낮다. 교통요금도 일종의 상품인데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며 “승객당 1450원 이상이 원가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또 “환승 등의 할인이 많이 되고 있다. 그 할인 등을 모두 따져서 실제로 받는 운임을 계산하면 960원 정도다. 한 분 태우고 나면 490원 이상 적자가 된다. 10원이라도 남아야 그게 이익으로 남고, 다른 곳에 투자를 할 것인데 결과를 따져보니 실제로 탑승한 분하고 비용을 견주어보면 한 분당 490원을 손해 보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실정을 얘기했다.


‘서울시에서는 얼마나 보조를 해주냐’는 질문에 이 처장은 “일부 출자금 형태로, 사업비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준다. 출자금은 자본금인데, 예를 들어 전동차 배치 시 일부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다”며 “즉 운수수입과 상관없이 뭘 고치거나 할 때 서울시가 해마다 다르지만 몇 백억 원씩 보조금을 준다”고 밝혔다.


■ 코레일에 준해 60%만 보조해줘도…


이 처장은 ‘국가에서 보조를 해준다면 몇 %가 적정수준이겠느냐’고 묻자 “원인이 국가에 있으니 100%가 맞는 것이지만 사례를 보자면 코레일이 약 60%이니 도시철도에 대해서도 그 정도 수준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다”고 희망했다.


이 처장은 그러면서 “언급한 60%는 도시철도 운영사들의 적자 중 60%가 아니라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에 대한 60%”라며 “6개 도시철도의 손실액 6000억원 중 3600억원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국가가 보조하면 각 운영사별로 손실액을 따져 분배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정부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했느냐’는 질문에 이 처장은 “지난 8월 이 같은 사정을 말하고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합동으로 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정부에서는 답변이 없었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 “1조원을 빌렸다. 내년 초면 어음이 돌아온다”


이 처장은 “이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직원들 월급을 정상적으로 못주는 지경이다. 돈을 금융권에서 빌리고, 모자란 부분을 서울시에서 기금을 빌리는 형식을 통해 월급을 줬다. 하지만 그 돈들은 내년에 모두 갚아야한다”고 털어놨다.


이 처장은 “사실상 (적자가 난)1조원을 다 빌렸다고 봐야한다”며 “이제 갚는 시기 등의 조거니 다를 뿐이다”고 말했다.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자면 청와대를 움직여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처장은 기획재정부와 연락중인데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기획재정부가 워낙 사업이 많으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공사의 형편이 어렵다보니 계속해서 노력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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