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철도신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손운락 / 한성테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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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극 기자
기사입력 2020-09-14 [09:40]

▲ 손운락 한성테크 사장  © 철도경제

[손운락 / (주)한성테크] 1825년 영국에서 최초로 기차가 운행되었을 때 증기기관차의 전방에 깃발을 든 기마수가 말을 달렸다고 한다.

 

그 기마수의 임무는 당연히 기차 전방의 선로나 주변의 위험요인을 달려오는 기관사에게 사전에 전달해 기차의 안전운행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한 기마수의 임무가 오늘날 철도신호의 효시가 되었다.

 

1899년 9월 18일 우리나라에 철도가 처음 개통된 이후 신호설비는 열차를 출발역에서부터 종착역까지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을 본연의 책무로 이어왔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지역별·국가별로 다양하고 수많은 신호설비가 존재하고 발전해 왔지만, 열차의 안전운행을 위한 기관사에게 전방의 운행조건을 제시하여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신호의 사명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서도 변함이 없다.

 

초창기의 기차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동시에 오막살이 기찻길의 꾸불꾸불한 곡선과 열악한 조건으로 속도의 개념보다는 운행하는 선로와 기차가 달릴 수 있다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국민들과 함께 고난의 철길이었기에 더욱 암울했던 기억들이 추억 속에서 떠오른다.

 

일제의 강점기와 해방으로부터 지긋한 가난과 농경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철도망의 확충과 설비의 진보로 오늘날의 한국의 철도신호발전에 초석을 동반하게 됐다.

 

안전한 철도신호의 효시인 열차자동정지장치와 자동폐색장치를 경부라인에 도입하면서 안전사고와 운행 장애를 줄이면서 선로용량을 증대하는 역할도 수반하게 됐다.

 

위와 같은 장치와 설비는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는 2004년도 까지 꾸준하게 우리철도망 확충에 효자노릇을 해왔다. 이 또한 지상신호설비로써 속도와 선로용량의 증대에는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고 외국 사례를 분석·접목시키고자 했다. 

 

2004년도 후반기부터 유럽의 철도교통관리시스템(ERTMS: European Rail Traffic Management)과 열차자동방호장치(ATP: Automatic Train Protection)을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하면서 철도신호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부고속철도(KTX)를 개통하면서, 특히 신호분야는 시속 300Km에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열차제어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운용함과 동시에 유럽의 앞선 기술력을 우리가 배우고 익히면서 새로운 KTX 환경에 적응해 나갔다. 

 

"그래. 하면 되는구나. 할 수 있어"라며 16년간의 축적된 기술력으로 이제는 철도신호설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큰 성과를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유럽의 ERTMS 열차제어 기술력의 국내도입은 한정된 철도망과 열악한 한국철도에 필연적으로 지상신호설비에서 차상신호 설비로 확충하는데 있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그 동안 지상신호의 한계점인 시속 150Km를 극복하고 초고속화 및 선로용량증대,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200Km/h 이상의 차상신호시스템으로 철도신호설비를 업그레이드해나갔다.

 

일반철도의 경우 시속 150Km 이하 구간에서는 지상 신호설비인 열차자동정지장치(ATS: Automatic Train Stop)로 운행하고 있으며, 간선철도와 일반철도의 증속을 위해서는 차상신호시스템으로 ATP를 사용해 시속 180Km~250Km를 적용하게 된다.

 

고속철도구간에서는 열차자동제어장치(ATC: Automatic Train Control)를 통해 시속 300Km 급의 고속화 및 용량증대, 안전성 증진에 적합하게 운행하고 있다. 

 

나아가 이보다 더 빠르게 운행할 수 있도록 증속 시험을 완료하고, 이제 실 운행선에 반영하기 직전으로 시속 430Km로 운행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셍각한다.

 

유럽의 열차제어 시스템을 도입·접목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인 KTCS(Korea Train Control System)가 시험선에서 시범운행을 곧 완료하게 되면 우리 철도망에 접목해 우리만의 기술력과 축척된 노하우로 국제철도시장에 수출과 컨설팅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도시철도구간에서는 KTCS-M, 일반·고속철도노선에서는 KTCS-2 형태로 구분해 도입 ·적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신호시스템이 기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권한을 부여하고, 지상에 설치된 장비를 통해 정보전달 요소를 이용해 왔다.

 

철도신호분야가 글로벌 시대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함에 있어 다소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날로 발전하는 IT기술과 진보된 운행 시스템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무선통신에 기반한 이용한 열차제어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산학연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되 동시에 조심스럽게 만들어 가야 한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지상신호에서의 한계를 탈피해 차상신호시스템으로서 전환함으로써 고정폐색 방식에서 열차간의 간격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이동폐색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빈번한 접촉과 산화를 수반하는 계전기 로직 방식을 전자식 자동화에 자기진단기능을 갖춘 컴퓨터 기반 시스템으로의 전환하고 단계적인 속도제어(Speed Step)에서 거리중심제어(Distance To Go) 방식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수송력이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저속·저밀도의 운영자 중심에서 철도 인프라를 고도화해 운영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고속·고밀도의 운영체제에 적합한 신호설비의 공급·운영도 시급하다.

 

증속과 선로용량 증대가 철도신호만으로 가능하지 않겠지만 직선화된 선로, 고성능의 동력차, 그리고 제반 인프라의 고도화를 동반하고 숙련된 인적자원과 환경이 가능할 때만이 최적의 한국철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시간 가치를 중요시하고 안전운행을 최고의 목표로 쾌적한 이용 환경을 만들어, 사랑받고 신뢰받는 한국철도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 철도신호분야가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선제적인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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