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식의 2번출구] 코로나19, 세계 철도에 어떤 영향 끼쳤나

이용객 줄고, 적자전환 등...항공 못잖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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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식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0-08-31 [18:19]

= 매월 15일과 30일, 철도와 관련된 비사를 꺼내는 <박장식의 2번 출구> 연재가 진행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철도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미래의 철도 정책 등에서 배울 점, 또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철도경제=박장식 객원기자] 2020년을 강타한 바이러스, 코로나19의 기세가 무섭다. 한국에서도 3차 대유행이 벌어지며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해외에서도 감염자가 하루에 수만 명이 발생하는 국가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마다 ‘이동 제한 명령’이 떨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철도의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한국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철도 운영기관에 긴급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궤멸에 가까운 위기를 보내고 있는 항공업계에 비해 가려져 있을 뿐 충분한 위기상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보다 더욱 심각한 코로나-19 사태를 보내고 있는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의 사례를 소개한다.

 

◆ ‘역대 최악의 적자’ 뉴욕, 연방정부에 SOS

 

▲ 코로나19로 인해 두 번의 국가지원을 요청한 뉴욕 지하철.     ©Wikimedia Commons Gryffindor, CC-BY-3.0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일 많은 미국, 그중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본 도시인 뉴욕은 코로나-19 탓에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해 연방정부에 SOS를 취하고,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을 계획하는 등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이미 미 연방정부로부터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7천억 원에 가까운 돈을 지원받은 뉴욕 교통국은 이번에 추가로 약 12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했다. 지하철에 탑승하는 시민의 수가 전염병 창궐 이전보다 75%나 급감한 데 이어, 뉴욕 버스도 35%의 승객이 줄어드는 등 매주 2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있다.

 

이번에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감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기에 교통국이 고심하고 있다. 오히려 대공황보다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재 상황이 연방정부의 추가 지원으로 타개될지 주목된다.

 

◆ ‘국제철도’의 위기, 유로스타 운행 대폭 줄여 

 

다른 국가와 국가를 잇는 철도가 활성화된 유럽은 이번 세계적인 범 유행에 특히 큰 피해를 보았다.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을 잇는 대표적인 국제열차인 유로스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검역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왕래하는 사람들이 대폭 줄어들어 열차 운행횟수 역시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유로스타는 런던–파리 간 왕복 20회의 열차가 운행되던 것이 하루 3회로 줄어들었다가, 최근 하루 왕복 8번으로 회복된 상태이다. 그러나 지난해 1억 유로의 순이익을 남겼던 유로스타의 경우에도 올해 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 몽드’에 따르면 좌석의 2분의 1을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비워두고 운행함에도 ‘기차에 아무도 없다’라는 말이 숱하게 나온단다.

 

유로스타의 지분 55%를 보유한 프랑스의 국영철도, SNCF도 보릿고개를 보내기는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속열차인 TGV의 탑승객이 절반 가까이 줄고, 교외열차인 TER의 이용객도 55% 가까이 감소했다. 1월 있었던 파업에 이어 코로나까지 닥친 탓에 SNCF는 30억 유로의 부채를 추가로 떠안게 된 상황. 이에 프랑스 정부도 SNCF를 긴급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지원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 ‘달러박스 신칸센’의 반전, JR도카이 적자 전환

 

▲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일본의 신칸센.     ©박장식 객원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고속철도인 신칸센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도쿄에서 신오사카를 잇는 도카이도 신칸센을 독점 운행하는 JR도카이마저도 전년도의 흑자가 무색할 정도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JR도카이는 2020년 4월 도카이도 신칸센의 운송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공포가 어느 정도 풀린 현재까지도 승차율은 30%를 넘지 못하는 등, 최악의 위기가 닥친 상황.

 

가장 큰 문제는 JR도카이가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리니어 고속철도인 츄오 신칸센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 JR도카이는 1차 구간에 5조 1천억 엔, 우리 돈으로 60조 원에 가까운 공사비가 소모되는 츄오 신칸센 건설을 도카이도 신칸센의 흑자에 힘입어 정부 지원 없이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위기가 닥친 이상, 공사에 차질이 생기거나 경제적 위기가 닥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칸센 개통 이래 최악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여러 방책을 쓰고 있다. JR히가시니혼은 도호쿠 신칸센에서 활어와 멍게, 굴 등을 배송하는 ‘선어열차’를 신칸센에서는 최초로 운행하는가 하면, 그간 할인 혜택 등이 전무했던 JR도카이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서로의 지역을 반값에 왕래하는 ‘레일텔’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눈물의 땡처리’를 고속열차에서 벌이게 된 것이다.

 

한국도 KTX 이용객이 대폭 감소하는 등 위기상황에 몰렸다. 래핑 광고를 찾기 어려웠던 KTX에서 전 편성을 ‘아이돌 광고’로 채우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적자를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이기 위한 눈물나는 노력이 오늘도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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