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철도학회, 차기정부에 11개 철도정책 제안 "이동복지 관점서 무임손실 해결"

√ 철도제조업 '표준화 기반' 제품 양산 절실, KTCS 조기구축 통해 철도 디지털화 서두를 필요
√ 지역 현안 풀어내는 실마리, 남북철도 연결 대비 위한 6개 핵심 철도노선 건설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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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극 기자
기사입력 2022-01-11 [14:53]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2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한국철도학회(회장 최진석, 이하 철도학회)가 철도분야에서 해묵은 갈등 이슈를 해결하고, 철도산업 발전 및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한 핵심정책을 차기 정부에 제안했다.

 

철도학회는 지난 10일 지난해 운영됐던 '2022 철도비전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차기 정부에 제안하는 11개 철도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철도학회는 철도 정책운영ㆍ차량기계ㆍ궤도토목ㆍ전기신호 등 전문분야별로 약 6000여 명의 산ㆍ학ㆍ연 및 관계기관에 종사하는 회원이 모여 학술연구와 정책개발, 정보교류를 도모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도 학술단체다. 

 

철도학회 산하 철도비전위원회는 대선 및 지방선거를 대비해 철도관련 공약 및 이슈를 적극 발굴하고, 이를 정당 등에 제시함으로써 철도 발전을 도모하고 학회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자 지난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철도학회는 ▲사회갈등 해소 ▲미래발전 지향 ▲지역별 현안 등을 중심으로 총 11개의 사안에 대해 선정 배경, 해외사례와의 비교, 정책과제 도출 및 향후 추진계획 등을 제안했다.

 


도시철도 무임손실 정부지원 '이동복지' 관점서 접근 "전국 지자체 혜택 돌아가야"


 

▲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지난해 11월 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도시철도 무임수송 국비보전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 철도경제

 

사회갈등해소 부문에서는 경로무임승차 및 사전예방 중심 철도안전정책 등 2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도시철도 적자 누적 문제로 지자체 산하 철도운영기관과 기재부 등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했던 무임손실 정부지원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사례를 참조해 이동복지정책의 주체를 결정하고, 중앙정부의 지원범위를 확정할 수 있도록 가칭 이동복지기본법을 제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철도안전정책이 사후 처벌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을 반영해 종사자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전예방 중심 정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조ㆍ시민단체 및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철도안전법 전면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최진석 회장은 철도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제시한 11개 정책 과제 중 사회갈등 해소 부분에 가장 무게를 두고 싶다"며 "지자체 도시철도 무임손실 정부 보전 이슈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문제인데, 기재부가 '지자체 부담 원칙'을 고수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도시철도에 탑승하는 경로자의 상당수가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는 점도 인정할 필요가 있고, 도시철도가 광역지자체에서만 운영되기 때문에 (도시철도에 한해 무임손실분을 정부가 지원하게 될 경우) 소위 부유한 지자체에 사는 시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령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일부 지자체에서는 복지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백원택시'나 '무료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광역지자체의 도시철도와 일반지자체의 대중교통 복지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시켜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게 정부가 '이동복지'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철도안전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노조와 정부 간 입장 차로 인해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데, 유럽연합의 철도안전지침 등의 사례를 참조해 처벌만을 강조할게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 종사자 중심의 자발적 관리체제로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철도제조업 '표준화 기반' 기술ㆍ제품 생산 반드시 필요, KTCS도 조기 구축해야


 

▲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라선(=자료사진)    ©철도경제

 

미래 발전을 위한 철도정책 과제로는 ▲철도역 중심 지역발전 추진 ▲표준화 기반 철도제조업 발전 ▲철도부문 디지털 조기 실현 등을 도출했다.

 

비수도권에서 시행하는 철도사업은 역세권 개발을 의무화하고, 수도권 지역의 철도 역세권은 공익적 목적의 활용ㆍ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역세권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균형을 맞춘 철도역 중심의 지역 발전 방안을 제안했다.

 

철도산업 부문에서는 '표준화'를 강조했다. 국내 철도시장은 작은데, 사실상 유사한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기관ㆍ노선ㆍ차종별로 제각각 다른 형상과 조건 등을 요구하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굳어지다보니, 영세한 철도산업계 입장에선 기술개발 및 투자를 할 여력이 없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철도학회는 해외에서도 안전을 고려하면서 부품 표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만큼 국내에서도 철도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끔 지원하고, 안전이 확보된 기술에 대해선 표준화 및 양산ㆍ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해외기술ㆍ시스템에 의존했던 철도신호분야도 오는 2030년까지 한국형 무선기반 열차제어시스템(KTCS)을 순차적으로 구축하게 되면서, 철도기술 및 시스템 운영ㆍ관리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학회는 유럽 등에서 이미 철도시설관리 전반에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KTCS를 당초 목표보다 4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조기에 구축함으로써 첨단 기술과 접목한 '철도 디지털화'를 실현해 안전을 확보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남북철도 연결ㆍ지역균형발전 위한 6개 핵심 철도노선 지목 '5차 철도망 반영돼야'


 

지역별 철도현안 중에서는 ▲춘천-원주 단선철도 ▲청주 도시광역철도 건설 ▲군산-익산-전주 광역철도 ▲광주-화순 광역철도 ▲경북도청 연결철도 ▲창원산업선 연결 등 6개 신설 노선의 필요성을 지목했다.

 

춘천-원주 철도의 경우 경원선을 통한 남북철도 연결 시 수도권을 경유하지 않고 화물을 우회 수송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1단계로 철원-춘천, 2단계로 춘천-홍천, 3단계로 홍천-원주까지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청주 도시광역철도는 청주시에 90만 인구가 거주함을 고려할 때 청주공항-오송 사이 청주시를 경유한 철도의 건설ㆍ운영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비용 분담 등과 관련해 우선은 도시철도로 건설하고 추후 운영은 광역철도와 병행해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최진석 회장은 "법령 상 도시철도는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이 크고, 광역철도는 국가(정부)가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시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건설할 때 청주시에서는 건설은 도시철도 방식으로 진행해 지자체 분담금을 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운영까지 맡으면 재정적 문제로 부담이 되니 정부가 맡았으면 하는 입장"이었다며 "일단 도시철도 방식으로 건설한 후, 광역철도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대안'을 통해 해결을 모색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해 4월 청주시의원들이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 도심통과 노선을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주시의회)  © 철도경제

 

4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립ㆍ발표 시 전북권은 '철도 패싱' 논란까지 불거진 곳이다. 철도학회는 군산ㆍ익산ㆍ전주 간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를 연결해 전북권 발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기존선을 활용해 광역철도를 운영하다면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 기존 경전선 고속화로 철도서비스 수혜범위에서 소외되는 화순 등에 철도망을 확대해 광주권 중심으로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고자 광주-화순 간 광역철도를 만들고, 점촌-경북도청-안동 간 철도를 건설해 경북도청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한 현재 기본설계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기재부의 사업비 적정성 검토를 받고 있는 대구산업선을 남쪽으로 연장해 창원산업단지까지 이어 단절구간을 해소하고, 철도네트워크 효과를 높이도록 창원산업선 연결철도를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한편, 철도학회는 올해를 '철도정책 지원기능 강화의 해'로 지정하고, 정부 정책지원 요청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국철도공사ㆍ국가철도공단ㆍSR뿐만 아니라 서울ㆍ부산교통공사 등 지방공기업, 그리고 민자철도기관 등 국내 모든 철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철도현장에서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철도학회는 '2022년 제 1차 운영위원회'에서 철도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가칭) 지자체 철도사업지원 특별위원회' 구성ㆍ운영 계획도 세웠다.

 

최진석 철도학회 회장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철도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사회적ㆍ지역적 관점에서 해결이 되어야할 핵심정책들을 선정했다"며 "이번에 내놓은 11개 주요 철도정책을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구체화하고, 외부 요청이 있으면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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