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가선 하이브리드 전동차 “슈퍼캡 활용해 배터리 수명 UP!”

√ 회생 에너지 저장해 견인 에너지에 사용, 배터리 수명 늘려 유지보수 비용 단축
√ 경전철보다 전압 2배 높은 중전철에 적용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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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기자
기사입력 2021-11-30 [15:40]

[철도경제신문=박재민 기자] 전차선이 필요 없는 무가선 기술이 미래 철도의 먹거리로 부상되고 있다.

 

일찌감치 전기를 받아들인 철도는 팬터그래프라는 집전장치를 전차선에 맞닿아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전기철도가 처음 개발된 당시엔 배터리 기술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배터리 기술도 고도화된 가운데, 이동수단에도 전기 동력 배터리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기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철도에서도 배터리를 지붕에 탑재한 차량이 개발됐다.

 

이와 함께 ‘저비용’과 ‘고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노면전차(트램)가 각 지자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수립된 가운데, 전차선이 필요 없이 배터리로만 달릴 수 있는 무가선 철도차량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 무가선 트램 조감도 (부산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 인근 출발 지점)

 


더 많은 배터리 필요한 철도 차량, 하이브리드 시스템 필요할 때


 

이 같은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달했음에도 문제는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가 아직 영구적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운행 거리가 늘어나고 충전횟수도 증가한다면 배터리 수명은 줄어들게 된다.

 

더욱이 철도차량은 자동차나 버스에 비하면 중량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가 차량에 차지하는 공간이 늘어나게 됐으며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효율적인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무가선과 가선이 혼합된 철도차량이 국내에 부상되기 시작했다. 잘 활용하면 차량 주행거리도 늘어나고 전기료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 2018년부터 무가선 하이브리드 철도차량의 효율적인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총 연구비는 약 139억 원이 투입되며, 총괄연구 개발기관으로 브이씨텍이, 주관연구 개발기관으로 신흥에스이씨, 미섬시스텍 등, 참여연구기관에는 대전도시철도공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철도경제신문은 ‘철도차량 주행용 1500Vdc 메가와트급 급속충전 하이브리드 배터리팩 개발과제’의 주관연구기관인 브이씨텍을 찾아가 주요 연구개발 목표 및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 무가선 하이브리드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원리 (영상=브이씨텍 제공)

 


슈퍼캡+배터리 활용해 전력체계 투트랙화 "배터리수명 향상 및 주행거리 증가"


 

브이씨텍이 총괄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이번 R&D 과제는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 이하 슈퍼캡)와 배터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회생제동을 통해 생긴 전력을 차량에 저장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회생제동은 전동차가 제동할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장치다.

 

그 동안 전동차는 회생제동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인근 열차에 보내 왔었다. 반면, 이 기술이 적용된 무가선 하이브리드 전동차는 슈퍼캡에 회생 에너지를 저장한다.

 

그다음, 승강장에 도착한 열차는 팬터그래프를 올려 배터리를 급속 충전한다. 차량 슈퍼캡과 배터리 모두에 전력이 공급되는 셈이다.

 

열차가 출발할 때는 가장 먼저 슈퍼캡에 저장된 전력이 견인 에너지로 사용된다. 이후 슈퍼캡에 저장된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면 배터리가 견인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순수하게 배터리만 사용하지 않고 슈퍼캡과 함께 사용해 전력공급체계를 ‘투 트랙’으로 나눈다는 뜻이다.

 

브이씨텍 관계자는 “전력 공급체계로 두 가지로 나누기 때문에 방전심도(DOD)를 낮출 수 있어 배터리 수명이 향상될 수 있다”며 “또한, 열차 주행거리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배터리 크기도 줄어들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전력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미래 철도는 무가선이 주류가 돼 토목공사비를 17%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도 큰 폭으로 감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브이씨텍 연구실에서 시험 중인 모습. DC-DC컨버터에 배터리팩과 슈퍼커패시터가 연결돼있다. ⓒ 철도경제

 


경전철보다 전압 두배 높은 중전철, 절연확보가 관건


 

이번 과제의 핵심목표는 고압전기를 사용하는 중전철 차량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미 하이브리형 무가선 철도차량은 직류 750V급 경전철 차량에서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해외는 지멘스(Siemens)나 카프(CAF)가 배터리와 가선을 혼합한 트램 차량을 개발해 운행 중이다.

 

하지만 중전철급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중전철은 이보다 약 2배 더 높은 직류 1500V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더욱 높은 전압을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설계가 필요했다.

 

배터리 기술이 중전철로 확대되고 국내 철도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이번 R&D 과제가 꼭 필요한 이유다.

 

브이씨텍 최성호 연구소장은 “이미 전기차는 물론 트램과 같은 경전철에 적용된 기술이지만 중전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압이나 절연 설계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며 “때문에 이번 과제는 절연확보가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과제에서 브이씨텍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설계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또한, 차종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부품을 모듈화했다.

 

최성호 연구소장은 “중전철은 전압과 용량이 경전철보다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력 최적화를 위해선 높은 전압등급의 부품이 필요하고 기존 설계와는 완전한 차별화가 필요했다”며 “이를 모듈화로 각기 다른 차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공동연구기관의 협업이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절연 설계를 담당하는 연구기관이 고생을 많이했었다”며 “그만큼 참여 기관과의 협업이 중요한 과제다”고 덧붙였다.

 

▲ 오송시험선로 종점부에 유치 중인 차세대 전동열차. 내년 4월에 이 차량에 해당 부품을 장착해 시운전에 들어간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제품을 실제 차량에 장착해 시험운전을 진행하고 성능을 확인받는 일이다. 연구개발이 무사히 완료되면 기술 실용화까지 목표로 두고 있다. 이번 R&D에서 참여기관으로 대전도시철도공사가 들어간 이유다.

 

브이씨텍 관계자는 “연구실 시험을 마치고 내년 4월부터 차세대 전동차(AUTS)에 장착해 오송시험선에서 1천km정도 시운전할 예정이다”며 “대전 2호선 트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실용화에도 박차를 가해 중전철에도 해당 기술이 확대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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