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한의 生生환승] 운영사별 따로 개통했다가 하나로 연결된 '청량리역'

지하역 지상역으로 구분한 흔적이 남아있는 노선도, 환승통로 개통으로 환승역 모양새 갖춰
시속 5km 걸음 ‘1호선-수인분당/경춘선 3분, 1호선-경의중앙선 회기 방면 4분, 1호선-경의중앙선 왕십리 방면 5~6분’
선로 개량 공사로 인해 승강장 구조 바뀐 경의중앙선, 환승거리 더 늘어나
4개 노선 운행하지만...실질적으로 2개 노선만 운행하는 역처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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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한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4-07 [09:00]

=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이지만 항상 헤맸던 복잡한 환승역들의 숨겨진 이야기. 국내 지하철 환승역을 누빈 생생한 경험을 담아 풀어 낸 <박준한의 生生환승>이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철도경제=박준한 객원기자] 청량리역은 지하철역보다는 기차역으로 더 이름을 알린 역이다. 강원도나 충북, 경북 북부지역으로는 서울역보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대부분일 정도로, 청량리역도 또 하나의 관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역이다.

 

지하철 청량리역은 1호선 지하철의 시종착역으로 개통한 지하역과 국철(현 코레일) 소속의 전철역으로 개통한 지상역으로 구분되었다. 이 두 역을 굳이 환승역으로 만들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역인 회기역에서 두 노선이 하나의 노선으로 합류되는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가 2010년 민자 역사가 탄생하면서 무려 30여 년 만에 청량리역도 환승역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그 후 경춘선의 전철화와 분당선의 청량리역 연장으로 4개 노선이 다니는 큰 역으로 바뀌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지하구간, 서울역-청량리역)의 처음과 끝은 이처럼 노선이 늘어나 4개 노선을 보유한 큰 역이 되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열차 빈도가 높은 서울역과 달리 청량리역은 4개 노선이 운행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2개 노선이 다니는 시청역보다도 열차를 보기가 더 힘든 역이다.

 

▲ 1호선 청량리역은 많은 연결 통로가 있지만 회기역 방면 승강장 끝 통로를 이용해야 다른 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 박준한 객원기자

 

◆ 따로 놀던 역을 연결하느라 길어진 환승통로... 승강장 공사로 환승하기엔 더욱 불편

 

서울역도 역들이 멀리 퍼져 있어서 환승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졌는데, 청량리역도 꽤나 환승거리가 긴 역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에 환승을 염두에 놓지 않았다가 환승역이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노선은 오히려 다음역인 회기역에서 환승하는 편이 오히려 더 낫다.

 

청량리역은 환승거리도 거리지만 승강장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를 꽤 많이 반복해야 해서 계단이 많다. 그래서 기자의 걸음으로 가장 짧은 승강장 간 이동 시간도 최소 3분은 걸렸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환승빈도가 높을 1호선과 경의중앙선 간 환승은 4분은 족히 잡아야 했다.

 

▲ 상당히 많은 노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지상 청량리역의 열차 출발시간 안내  © 박준한 객원기자

 

특히, 1호선 청량리역의 환승통로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시설이 없어서 교통약자에게는 꽤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1호선 청량리역은 환승통로 외에도 통로가 세 곳 더 있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모두 개찰구로만 이어져 있기 때문에 안내판을 잘 봐야 한다.

 

1호선 청량리역의 환승통로는 회기역 방면의 끝쪽 승강장에만 연결되어 있는데, 다른 보통의 역과 달리 지하역임에도 오히려 승강장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야 환승통로 및 개찰구가 나오는 구조다. 

 

이렇게 아래로 내려가면 백화점인지 환승통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환승통로가 펼쳐진다. 실제로 이 환승통로에는 백화점으로 갈 수 있는 개찰구도 만들어져 있다.

 

현재 지상 청량리역은 선로 개량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상당히 어수선하다. 특히 3개 노선 가운데 열차 빈도가 그나마 높은 경의중앙선 승강장을 이전하는 공사가 6월까지 예정되어 있어서 환승통로 곳곳에 그에 관한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왕십리 방면의 승강장은 복잡한 임시 환승통로를 거쳐야 해서 이전보다 많은 환승안내를 만날 수 있다. 이전한 승강장은 기차역으로 사용하던 저상홈을 개량한 것이어서 승강장이 상당히 어색한 형태다.

 

▲ 승강장 위치가 바뀐 지상 청량리역에 대한 안내, 전광판은 물론 바닥의 스티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표기해놓았다.  © 박준한 객원기자

 

공사가 한창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청량리역은 지금 수도권에 있는 어떤 역보다 친절한 안내로 승객들이 빚을 혼선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시간대에 따라 역무원이 환승통로에 상주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인분당선이나 경춘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아니라면 굳이 청량리역에서 1호선으로의 환승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환승하기가 불편한 상태다. 안내문에 있듯 올해 6월이 지나 공사가 완료된 시점에는 지금의 환승방식보다는 더 편하게 환승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환승 동선이 바뀐 청량리역. 화살표를 통해 승객들이 이용하고자 하는 노선으로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 박준한 객원기자

 

◆ 3개 노선 지나는 지상 청량리역...1개 노선이 다니는 지하 청량리역보다 열차보기 더 힘들어

 

지상 청량리역으로는 전철은 물론 기차도 동일한 선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영향이 작용했는지 경의중앙선은 열차가 상당히 불규칙적으로 운행 중이다. 게다가 잦은 연착으로 인해 있어도 이용하기가 힘든 그런 노선이나 다름없다.

 

현재는 수인분당선으로 이름이 바뀐 기존 분당선을 비롯해서 경춘선 열차 역시 하루에 몇 편 있지 않다. 이 두 노선은 실제 열차가 있는지조차 모를 승객이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열차 자체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수인분당선과 경춘선은 청량리역을 시종착역으로 사용 중이어서 신설동역을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나 두 노선이 서로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설동역과는 다르다.

 

▲ 기차역으로 사용하던 승강장을 임시로 개량해서 사용 중인 경의중앙선 왕십리 방면 승강장  © 박준한 객원기자

 

한편, 이렇게 승강장을 마주보고 있는 두 노선을 보면, 수인선과 분당선을 직결 연결해서 수인분당선으로 한 것처럼 거기에 경춘선까지 직결 연결해서 운행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꼭 전체 노선을 다 운행하는 것이 아니어도 승객 빈도가 높으면서 차량기지를 가지고 있는 죽전역에서 평내호평역을 오가는 열차를 투입하거나 분당선 열차를 상봉역까지 연장해서 운행한다면 1호선처럼 승객이 많은 구간에 배차 간격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 기존에 사용 중이었음을 흔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경의중앙선 승강장. 현재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박준한 객원기자

 

물론 이렇게 못하는 숨은 이유가 있겠지만, 1호선 구간에서 보여준 운영 방식을 빗대어 본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지금처럼 승강장이 텅 비어있는 시간이 많은 지상 청량리역의 모습보다는 좀 더 생기가 넘치는 역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리얼 환승체험기 <박준한의 생생환승> 다음주에는 분기역에서 환승역이 된 ‘회기역'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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