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자갈-콘크리트궤도 접속부 시스템, 국산화 성큼

철도공단, 열차 주행 안정성·승차감 확보·유지관리 효율화 위한 궤도기술
독일·영국 외산기술·제품 이제 그만! “공급 다원화 및 적정가격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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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극 기자
기사입력 2021-03-24 [15:57]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토공구간(土工, 흙으로 지반을 쌓아올린 구간)에서 터널이나 교량구간을 진입할 때 진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국내 신설 구간의 경우 철도 터널에 콘크리트 도상으로 건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토공은 자갈 도상이고 터널은 콘크리트 도상이다보니 이 구간을 지날 때 궤도의 강성(剛性, 외부로부터 힘을 받아도 변형되지 않고 원래 모양을 유지하려는 성질) 차이로 인해 열차에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승차감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터널 진입 직전 자갈 도상부의 특정 부위에 충격을 가중시켜 침하가 급격히 진행되거나, 레일 및 탄성패드·체결장치 등에도 변형을 일으켜 열차의 안전한 운행에도 위협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자갈-콘크리트 궤도 간 접속부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내에서도 궤도 설계부터 ‘접속부시스템’을 도입·적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경부고속철도 등 고속선에만 주로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철도의 준고속화 추세에 따라 주요 간선철도망 신설·개량 시에도 ‘접속부시스템’을 사용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용되는 자갈-콘크리트궤도 접속부시스템의 핵심 자재들. 즉 레일체결장치나 침목들이 모두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가격적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재 수급에도 애로사항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안정적인 궤도 유지·관리와 더불어 안전한 철도 운행을 위해선 자갈-콘크리트 궤도 접속부시스템을 국산화하고 공급원을 다원화시킬 필요가 있다.

 

본지는 장항선 개량 2단계 구간 중 남포3터널 입구에 설치된 ‘KR형 접속부시스템’ 시험부설 현장을 방문해 개발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장항선 개량 2단계 구간 남포3터널 입구에 시험부설한 'KR형 접속부 시스템'  © 철도경제

 

◆ System300-1·SFC 외산제품 의존 탈피, 국내 침목·체결장치 제조사 개발 참여

 

장항선 개량 2단계 공사는 총 사업비 약 8800억 원을 투입, 신성-주포(19.2km) 및 남포-간치(14.2km)를 직선화하는 사업이다. 이 중 3·4공구에 해당하는 남포-간치 구간은 지난 1월 개통했다. 신성-주포 구간을 제외한 장항선 모든 구간의 1차 개량사업이 마무리된 셈이다.

 

일단 복선노반에 단선비전철로 개통했기 때문에 추후 신성-주포 구간 직선화와 함께 전철화사업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기자는 ‘KR형 접속부시스템’ 시험부설현장을 찾아가고자 1월 5일부터 영업에 들어간 신(新)웅천역에 내렸다. 구 역사에서 동쪽으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선상(線上)역사다. 구 역사 내부 및 인근은 신선 개통 후 궤도 철거 등 잔여 공사가 한창이었다.

 

남포3터널은 신웅천역에서 대천방향(상선)으로 약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현장 관계자는 “남포 3터널 인근은 복선노반에 복선 궤도로 시공됐는데, 현재 상선만 열차가 운행 중으로 최고속도 250km/급의 준고속선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자갈-콘크리트 접속부시스템을 구성하는 용품 중 침목은 외산 기술로 국내에서 1개 업체만 철도용품 형식·제작자 승인을 받아 공급하고 있었으며, 레일체결장치의 경우도 System300-1(독일産) 혹은 SFC(영국産)을 사용하는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지난 2019년 4월에 국산 접속부 시스템 개발계획을 수립해 공개설명회를 개최한 후 같은 해 국내에서 침목을 제조하는 4개사(社) 및 체결장치를 만드는 4개사(社)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며 “시제품 제작 및 품질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1월 남포3터널 및 남포2터널, 대창터널 등 8개소에 ‘KR형 접속부 시스템’을 현장부설하고 현재까지 테스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KR접속부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침목제조사로 아이에스동서, 제일산업, 삼성산업, 태명실업이, 체결장치제조사로 DRB동일, 대원강업, 엘더스티엔엘, 낙원 등이 참여했다.

 

특히 침목-체결장치 제조사별로 컨소시엄을 맺어 대창터널에는 아이에스동서-DRB동일이, 남포2터널 상선 시점부에는 삼성산업-DRB동일이, 하선 시점부에는 아이에스동서-DRB동일이, 남포3터널 하선 종점부에는 아이에스동서-낙원이, 상선 시점부에는 태명실업-엘더스티엔엘 등이 시공했다. 

 

제조사별 제품을 검증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충분한 시험 기간 및 장소도 마련했다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

 

▲ 터널 진입 직후 자갈-콘크리트 도상 접속부 모습  © 철도경제

 

◆ '강성체감' 설계 핵심, 승차감↑ 유지관리비용↓

 

겉으로 보기에 ‘KR형 접속부시스템’은 자갈도상-콘크리트 도상 구간에서 열차 바퀴가 지나가는 레일과 레일 사이 보강레일을 추가로 설치하고 탄성패드(레일과 침목 사이에 부설돼 열차에서 침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용품)가 다른 것 정도만 눈에 뛴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구조 속에는 궤도 강성체감(剛性遞減, 강성을 차례로 완화시킴)을 위한 복잡한 설계가 숨어있다. 여기에 최적의 시공 및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최근 신설노선에서는 일반적인 자갈도상의 경우 체결장치 및 탄성패드의 스프링계수를 100kN/mm로 설계한다. ‘KR접속부시스템’은 콘크리트 도상으로 진입하기 전 1차 완충구간(20m)에서 스프링계수를 60kN/mm±15%, 2차 완충구간(30m)에선 40kN/mm±15%, 콘크리트 도상과 만나는 최종 접속부는 15m의 보강레일을 추가로 설치한 후 스프링계수를 20-45kN/mm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스프링계수의 수치가 높을수록 ‘딱딱한’ 성질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탄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즉 자갈도상은 자갈 자체가 열차가 지나갈 때 진동과 하중을 분산시키므로 탄성패드와 체결장치의 탄성은 작게, 콘크리트도상은 탄성패드와 체결장치가 진동과 하중을 흡수하도록 탄성이 크도록 만든다.

 

또한 보강레일은 자갈-콘크리트 도상 접속부에서 침목을 잡아주기 때문에 도상 침하나 변형을 막는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보통 탄성계수가 낮은 제품들이 비싸기 때문에, 주행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시공 및 유지보수비용도 절감할 수 있도록 완충 구간의 길이 및 스프링계수 적용수치 등을 도출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한 것이 바로 ‘KR형 접속부 시스템’이다.

 

▲ 100>60>40>20kN/mm 순으로 강성체감(剛性遞減)을 적용해 주행안전성을 확보하고 승차감도 높인다.   © 철도경제

 

한 업계 관계자는 “KR형 접속부시스템은 이미 국산화해 개발한 KR형 레일체결장치를 적용할 수 있어 여러 업체가 공급할 수 있고, 자갈궤도 완충구간, 자갈궤도 및 콘크리트궤도 보강레일 구간에 사용되는 접속부용 KR형 침목 3종도 함께 개발했기 때문에 가격·수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시험부설한지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 2월께 궤간측정, 침목균열 등 외관검사, 체결장치 변형·파손여부를 비롯해 열차의 소음·진동, 궤도틀림, 콘크리트궤도 침목-도상 분리, 레일이상마모 등 열차운행 안전성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검사한 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월까지 현장모니터링을 계속 실시한 후, 올해 말까지 자갈궤도용 접속부 침목 형식 및 제작자 승인 절차까지 마치는 등 ‘KR형 접속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해 향후 간선철도에 확대·적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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